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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1회 김유정푸른문학상 수상자 발표 (심사평 추가)
작성자 문학촌 작성일 2020.10.01 조회수 896

제1회 김유정푸른문학상 수상자 발표

 

 

○ 대학부

 

대상

이승현(중앙대) 「우주 쓰레기와 그들이 표류하는 궤도」

 

우수상

이성후(성신여대) 「도요새가 여기에 있으므로」

최성연(단국대) 「고백할게」

이성아(연세대) 「요상한 하루」

 

 

○ 중·고등부

 

대상

조면정(안양예고) 「아마도, 아마도」

 

우수상

조민성(인천 청라고) 「붉음의 출처」

김소정(혜원여고) 「뻐꾸기 부모」

김나현 「끝없는 여름」

 

 

○ 심사위원

 

대학부 심사위원 : 하창수 소설가, 김나정 소설가

중·고등부 심사위원: 김도연 소설가, 김희선 소설가

 

○ 대학부 심사평

 

심사를 하다보면 수상작으로 내세울 만한 마땅한 작품이 없을 때도 그렇지만, 너무 많을 때도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올해 김유정문학촌이 새로 제정한 ‘푸른문학상’ 대학부가 꼭 그랬다. 대상 외에 세 작품에 우수상을 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긴 했지만, 하는 수 없이 탈락시켜야만 하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들 중에 〈먼지가 쌓이는 시간〉과 〈우리가 공예한 별들이 컬트적으로 짧게 빛나 사라지지 않기를〉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매력적인 단편이었다. 〈우리가 공예한 별들……〉은, 삶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소설의 소재이기도 한 ‘스타크래프트 게임’처럼 자유롭게 넘나들어 경쾌하게 읽히는 맛은 주었지만 사투리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들이 유의미한 반전을 끌어오지 못한 게 아쉬웠다. 〈먼지가 쌓이는 시간〉은 치매노인과 복지사의 이야기를 상투적이지도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그려나가는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 부분의 ‘날달걀을 뒤집어쓴 플라스틱 통(연고)’에서 가슴이 먹먹해졌다는 개인적 감회를 미래의 작가에게 전하고 싶다.

 

대상과 우수상을 두고 경합을 벌인 네 작품은 탄탄한 문장과 능숙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역량에서 우열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대학문예가 문단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에서는 당연한 현상이겠으나, 그럼에도 ‘푸른문학상’에 이런 좋은 작품들이 몰렸다는 건 신기했다. 대상을 수상한 〈우주쓰레기와 그들이 표류하는 궤도〉가 다른 세 작품들과 ‘간발의 차’로 앞선 건 인물들 사이에, 문학용어로 흔히 ‘거리’라고 하는, 끌어당김과 밀쳐냄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요상한 하루〉는 〈우주쓰레기……〉와 대상을 놓고 끝까지 고민하게 만든 작품이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 차분함, 인물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대화문은 기성작가에 버금갈 정도였다. 〈도요새가 여기에 있으므로〉의 작가에게는 서사에서 조금 밀리긴 했지만 ‘과학’을 이만큼 써낼 수 있는 작가가 많지 않을 거라는 점에서 심사위원 두 사람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는 후일담을 전한다. 〈고백할게〉는 좀처럼 단점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 오히려 우수상에 머물게 된 이유라 할 수 있다. 단편이지만, 어쩌면 단편이어서, 굴곡과 파란은 명확히 드러날 필요가 있는데, 작품 안에 분명히 있는 그것들이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배움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다”는 옛사람의 말을, 수상자들과 수상하지 못한 이들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 물길을 거슬러 오르다보면 속절없이 떠내려갈 때도 있다는 것을, 목표가 물길 저편에 있다면 다시 노를 다잡아야 한다는 것을, 땀과 고뇌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작가라는 것을, 얘기해주고 싶다. 30여년 전의 나 자신을 만나게 해준 ‘푸른문학상’의 도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하창수)

 

 

김유정 문학촌 앞에 코스모스가 무더기로 피었습니다.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데, 접시돌리기를 하는 것 같았어요. 가느다란 줄기 끝에 얹힌 꽃은 충분히 컸습니다. 접시를 닮은 꽃에 햇빛이 담뿍 고였습니다. 제1회 ‘김유정 푸른 문학상’ 소설(대학부)에 여러 분들이 좋은 작품을 보내주셨습니다. 꽃을 피운 뿌리의 시간에 감사드립니다. 과학적 상상력, 노인, 청년 문제를 다룬 소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시간 여행이나 안드로이드, 우주까지 아우른 SF적 상상력은 낯선 상상력을 통해 재미와 의미를 아우르려는 시도라고 여깁니다. 젊은이가 자신이 놓인 자리를 살피는 작품들은 진솔하고 진지한 성찰로 풍요로웠습니다. 청년이 노인의 삶을 바라보는 일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은 비껴 있는 사람끼리의 공감대와 소외된 사람들의 연대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냈습니다. 젊은이의 상황과 속내를 오염되지 않는 목소리와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도 좋았습니다. 일상을 차분히 살피고 사람 사이를 들여다본 소설도 눈에 띄었습니다. 소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삶을 아끼는 마음이 소중했습니다.

 

소재, 문체, 주제가 삼위일체를 이뤄 감동을 낳습니다. <우주 쓰레기와 그들이 표류하는 궤도>는 SF와 노인과 청년문제, 소외를 잘 버무려 마음을 울립니다. 과학적 상상력이, 단지 색다른 도구로 남용되지 않고 작가가 다루려는 소재와 주제의식을 충분히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말은 뭉클했습니다. <요상한 하루>는 카프카 작품을 방불케 했습니다. 불확실성, 수수께끼, 의문의 협박, 소외란 카프카 작품의 특성을 받아 안고, 정돈된 문장으로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블랙유머로 안착시킨 점이 돋보였습니다. <도요새가 여기에 있으므로>는 과학과 시가 어떻게 행복하게 만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적절한 상징이 작품을 빛냈습니다. 과학과 시는 모두 ‘너머’로 가는 도약대란 것을 일러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백할게>는 문장이나 인물, 상황이 단편소설의 상차림에 걸맞습니다. 정갈합니다. 군더더기가 없고 욕심을 누른 솜씨가 도드라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치는 순간’을 잘 포착하여 소설의 정점을 찍는 박력도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이번 심사는 힘들었습니다. 생색을 내는 게 아니라 워낙 출중하고 개성이 강한 작품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몇 번을 읽고 하늘을 보고 다시 들추고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아이>는 부모와 자식의 문제로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드러내고 인간의 관계에 얽힌 불가해하고 어쩔 수 없는 모습을 드러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겨누는 지점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감상적인 부분을 눅이면 완성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19.5 KH 2>는 크레인과 음향 작업을 엇갈려 전개했습니다. 직업세계에 대한 핍진한 묘사가 돋보였고 인물이 지닌 문제의식도 묵직했습니다. 다만 과거와 현재의 번갈아 진행되는 것이 다소 도식적인 게 아쉬웠습니다. <고요한 희로애락>은 한 사람의 죽음이 남긴 흔적을, 소란스럽지 않게 짚어가는 인물의 시선과 행적이 도두뵈는 작품이었습니다. 인물의 ‘겹침’에 기울어진 나머지, 이 탐구가 겨누는 지점이 무엇인지가 분명하지 않고 따뜻한 봉합으로 마무리된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달의 뒷면으로>은 야심찬 설정과 ‘기억’에 대한 천착은 훌륭했으나 아이디어에 비해 뒷부분의 사건 전개가 급작스러웠습니다. 아이디어와 설정을 안착시킬 자리를 마련해주시길 바랍니다. <슈의 플레이보드>는 이야기꾼의 탄생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대범하게 이야기판을 넓히고 다양한 퍼즐조각을 맞춰 탄탄한 이야기판을 만들어준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이런 장대한 이야기가 담고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는 아직 잡히지 않습니다. <새콤하게 자! 달콤하게 두!>는 언어 실험과 독특한 세계관이 특출한 작품입니다. 세계의 불가해함, 가짜와 진짜의 구별 불가능을 작가 특유의 언어와 넘치는 유희 정신으로 담아준 점은 돋보이나, 이 난해함이 산문정신과 엇박자를 보이며 실험을 위한 실험에 멈춘 건 아닌지 고민했습니다. <선택적 기록>은 주제의식이나 소재가 나무랄 데 없이 좋고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도 뛰어납니다. 문장을 다듬고 길들이는 솜씨만 익히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을 쓰실 거라고 믿습니다.

 

심사하는 내내 설레고 곤혹스러웠습니다. 심사에 아무리 공을 들인들, 지나친 부분이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미안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겠습니다. 엉뚱한 말이지만, 한국문학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에 벅찼습니다. 보지 못했던 곳에 눈을 뜨게 하고, 미처 몰랐던 마음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사를 마치고 코스모스 무더기를 보니, 그 얼굴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김나정)

 

 

○ 중고등부 심사평

 

 

중고생들이 소설을 쓰면 얼마나 쓰겠는가. 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작품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 깜짝 놀랐다. 소설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도 나무랄 데 없는 작품들이 많았다.

 

<여자의 포춘쿠키>는 우선 문장이 탄탄한 게 장점이었다. 소재 또한 신선했다. 그러나 소설에 인용된 명언이 과연 효율적인가와 줄곧 관찰자의 입장에 머문 ‘나’가 다소 아쉬웠다. <드림캐쳐>도 인상적이었는데 소설의 어느 지점부터 꿈속의 아이가 누구인지, 왜 내 꿈에 나타나는지에 대한 탐구가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본다. 그냥 막연한 아이가 아니라 ‘나’와 어떤 인연의 연결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는 여름>은 에어컨 설치 기사들의 애환을 다룬 소설이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세계가 존재한다. 자본주의사회의 환부를 들여다보는 시선이 예리하다. 결말 부분에서 일련의 사건들을 겪은 ‘나’의 세상에 대한 인식변화를 잘 다듬으면 훨씬 좋은 소설이 될 것이다. ‘나’의 개인사(가정사)도 추가되면 더 좋겠다. <아마도, 아무도>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게가 떨어진다는 얘기가 아니다. 하나둘 떠나가는 재개발 예정지구에 사는 고등학생인 혜미와 내가 시도하는 일이란 바로 골목을 청소하고 담벼락의 사나운 낙서들을 걸레로 지우는 것이다. 나아가 혜미는 재개발 반대 서명서까지 배포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재개발을 시행하려는 자본의 수레바퀴가 멈추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 작은 몸짓 안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미래의 씨앗이 내장돼 있다. 이 소설은 그 지점에서 예사롭지 않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전반부의 차분한 서술이 뒤로 갈수록 조금씩 흔들렸는데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다시 써내려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괜찮은 작품으로 모습이 바뀔 것이다. (김도연)

 

 

코로나 19로 인하여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요즘, 문학에 꿈을 둔 학생들의 글을 읽는 일은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소설은 인간을 사랑하는 문학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인간에 대한 이야기인 소설을 쓸 수 없을 테니까요. 따라서 안팎으로 스산한 세계의 어둠 속에서도 꿋꿋이 소설을 쓴 여러분에게서 저는 희망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작품 속에 각각의 개성과 장점이 담겨 있었기에 그중에서 몇 편만을 고르는 일이 무척 힘들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예선을 위해 고른 작품은 총 네 편이었습니다.

 

<꽃을 꾸었다>는 비극을 겪은 ‘나’가 꽃 속에서 신비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꽃 속 세계로 들어가는 일을 ‘꽃을 꾸다’라고 표현했는데요, 그 참신한 발상이 좋았습니다. 어찌 보면 비현실적인 상황을 손에 만져질 듯 감각적으로 그려낸 점도 뛰어났습니다.

 

<플라시보 효과>는 가장 현실과 밀접한 작품이었습니다. 그 나이 또래 학생들이 실제로 겪을 법한 삶의 지난함이 잘 묻어나 있었지요. 외톨이가 되는 걸 피하려고 가짜친구와 맺는 계약관계가 현실의 고통에서 오는 두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먹는 위약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전개되는 구성도 수려했습니다.

 

<붉음의 출처>는 중간중간 엿보이는 약간의 어설픔이 모두 상쇄될 만큼, 관념적인 소재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패기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결말 역시 눈에 띄었습니다. 보통 이런 스타일의 소설이 가닿기 마련인 결말 대신 그걸 딛고 넘어서려는 시도가 돋보였으니까요.

 

<뻐꾸기 부모>는 삶과 죽음을 대하는 성숙한 태도가 눈길을 끄는 작품이었습니다. 의식이 없는 아이 대신 그 아이와 똑같이 생긴 인공지능 로봇을 데려온다는 설정은, 자칫하면 뻔한 결말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로봇에게 감정을 주입하기를 포기하면서 동시에 깨어나지 못한 아이의 유골도 훌훌 놓아주는 마지막 장면은, 작가가 평소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사유해왔음을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긴 토론 끝에 <붉음의 출처>, <뻐꾸기 부모>, <끝없는 여름>을 우수작으로 <아마도, 아무도>를 대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당선되신 분들께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보냅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분들께도 마음을 다해 응원을 보냅니다.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함으로써 여러분은 모두 진정한 소설가의 길을 향한 커다란 한 걸음을 내디딘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김희선)

 

 

수상자 여러분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덧붙여 응모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응모작 중 멘토링을 신청해주신 분들은 내달까지 김유정문학촌 상주작가가 메일을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시상식은 10월 17일 (토)요일 김유정문학촌 야외무대에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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