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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임 촌장 취임사
작성자 문학촌 작성일 2020.01.15 조회수 1029

안녕하세요? 신임촌장 이순원입니다.

저는 대관령 아래에 400년도 넘게 한국 유가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촌장마을에서 태어나 오늘 저에게 새롭게 주어진 직책은 아직 낯설지만 촌장이라는 호칭만은 참 익숙합니다. 제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마을에서 이곳 춘천으로 외학을 와 대학을 다니며 ‘연필을 깎는’ 기초부터 문학공부를 했습니다. 그때가 저에겐 실질적으로 첫 도회생활이었는데, 그 시절 저의 소설적 감성을 키운 것은 그걸 뭐라고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이곳 호반 도시 춘천의 매우 은근하고도 묘한 문학적 분위기였습니다. 그게 제 문학의 자양이었고, 이곳에서 소설가라는 이름을 얻고 활동을 시작했으니 누가 보더라도 이곳 춘천은 저의 문학적 고향이자 요람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김유정문학촌의 촌장으로 취임한다는 기사가 나자 제 고향의 어떤 분이 “춘천은 확실히 문화적 마인드가 다르구나, 이순원 선생이 아무리 한국문학의 대표작가로 성장하였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춘천이 아닌 그 어느 도시가 그 지역 출신이 아닌 사람을 그 지역의 어떤 상징과도 같은 문학촌의 촌장으로 부를 수 있겠는가? 이건 우리나라 모든 도시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바로 그런 도시 춘천을 저의 문학적 고향으로 가지게 된 것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이재수 시장님, 이원규 의장님, 최돈선 춘천문화재단이사장님, 저를 다시 이렇게 저의 문학적 고향으로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김유정문학촌이 한국 최고의 문학관이 되기까지 그야말로 자신의 문학까지 내려놓고 애써해오신 전상국 선생님, 그동안 문학촌의 위상과 시설확장을 위해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후임자가 아니라 한국문학과 강원문학의 계보를 잇는 후학으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김유정 선생님은 너무도 일찍 스물아홉 살 아까운 나이로 돌아가 남기신 작품은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에 불과하지만 선생님의 작품세계를 연구한 석사 박사 논문만 수백 편입니다. 이렇게 김유정문학의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게 토대를 마련해주신 고 전신재 선생님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시진 못했지만 전신재 선생님 사모님께 대신하여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오랜 기간 김유정학회를 이끌어오신 유인순 선생님, 지금 중책을 맡고 계시는 임경순 학회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바탕 위에 신임촌장으로 제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 김유정문학촌이 전국 최고의 문학관이자 전국의 모든 문학관이 부러워하는 문학촌임에 불구하고 아직 공립문학관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임 촌장님들께서 높여온 위상과 격에 맞게 강원도 최초로 공립문학관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다음은 김유정 선생님에 대한 학문적 연구 성과물을 우리 문학촌에 한데 모아 체계화하고,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디지털화하는 일입니다. 이미 수백 편의 연구 논문이 있다 하더라도 앞으로 2천, 3천 편의 새로운 연구가 나오도록 우리 문학촌이 이 일을 앞장서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문학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김유정문학상과 최고의 신인등용문인 김유정신인문학상과 함께 김유정학술상을 마련하여 이 역시 우리나라 최고의 문학학술상이 되도록 기초를 만들겠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작가들이 모두 받고 싶어하는 김유정문학상을 후원해주시는 한수원 정헌철 본부장님, 의암발전소 이영하 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가 의암발전소와 한수원의 후원이 더 빛을 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이곳 신동면 어른들께서 참석해 계십니다. 또 김유정 선생님의 가까운 집안 분들도 와 계십니다. 마을에는 이미 김유정역이 있고, 김유정우체국이 있고, 농협 김유정지점이 있습니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김유정 선생님 작품 속의 인물 이름을 딴 상호들이어서 가히 김유정 마을 그 자체입니다. 우리문학관의 도로명 주소도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있는 일이지만 세계에는 사람 이름을 딴 지명들이 많습니다. 미국의 워싱턴, 영국의 빅토리아, 캐나다의 밴쿠버, 호주의 브리즈번과 같은 도시가 있고,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알렉산드리아가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 이름을 딴 도시와 장소들의 공통점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태어난 사람들이 자기의 터전과 태생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마을 이름 하나에도 이런 의미를 부여할 때 우리 김유정문학촌을 찾는 관람객도 더 많아지고, 김유정마을과 춘천을 찾는 관광객도 날로 늘어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최고의 문학도시인 춘천이 김유정 선생님의 이름으로 이루어내고 있는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말뿐 아니라 이곳에서 영어와 불어, 일본어, 중국어로 김유정 선생님의 일생과 작품을 설명해 나가는 세계적인 문학관이 되도록 그 멋진 일을 위해 힘써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 1. 14. 김유정문학촌장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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